공부머리 독서법, 나는 책 어떻게 읽었더라

imakemylifebeutiful 2021. 2. 3. 16:35
728x90

공부머리 독서법

1. 스토리텔링 형식의 지식도서는 이야기책과 지식책의 특성을 모두 갖다 보니 상관없는 줄거리에 지식을 버무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물을 찾으러 떠났다가 화산에 대해 알게 되는 식이죠. 이렇게 형식과 내용이 일치하지 않다 보니 이야기는 이야기대로 재미가 없고, 지식은 지식대로 제대로 다루기 힘듭니다. 지식 자체가 이야기 형태를 띠는 역사 정도를 제외하면 스토리텔링 지식도서나 지식만화로 효과적인 독서를 하기는 힘듭니다. 지식 습득 효과도 크지 않습니다.

 

2. 줄거리를 상세하고 정확하게 말한다

오빠는 이렇게 늘 하던데?

 

3. 아이는 부모의 품에 안겨서 책을 읽고, 부모의 과장된 연기에서 다채로우누 감정을 느끼며, 스스로 연기자가 되어 연기를 하기도 합니다/ 이 기본 매커니즘은 아이에게 행복감을 줍니다. 부모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끼는 거죠.

나도 아주 어릴때 엄마가 읽어준 동화책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 사실 불과 몇년 전까지도 나는 그 장면이 만화인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것이 엄마의 목소리였다는 것이 매우 놀라웠다. 악어 배달부가 악어 가족에게 피자를 배달해주었고, 피자가 균등한 사이즈로 잘려있는 것을 보고 "어머, 똑같네요~?"라고 했던 책이다. <배고픈 공룡>이라는 책과 같은 출판사에서 나왔던 동화 전집시리즈였는데, 그 책을 다시 구하고 싶어 아주 여러번 검색했으나, 찾을 수 없었다. 출판사라도 알았으면 정말 좋았을텐데.

 

4. 둘째, 속독을 하는 아이가 많습니다. 책을 읽는다고 앉아있지만 실제로는 훑어봅니다. 초등 고학년이 이런 경향이 강합니다.

 

5. '바둑은 어떻게 두는 거야?'라는 아주 실용적인 호기심에서부터 '지렁이는 왜 다리가 없을까?'하는 생물학적 호기심, '로봇에 대해 더 알고 싶어'하는 특정분야에 대한 호기심가지 그게 무엇이든 궁금증이 있어야 합니다. 물론 호기심이 없이도 글자는 읽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읽으면 책을 읽는 동안 생각을 하지 않게 되고 생각을 하지 않으면 지식을 받아들이지도, 지식도서의 재미를 느낄 수도 없죠. 유아나 초등학생에게 매일 할당량을 정해 책을 읽히거나 전집을 반강제로 읽히는 방식은 일찌감치 포기해야 합니다.

 

6. 편식해줘서 고마워

 

7. 아이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보세요. 아이가 어제까지 흥미진진하게 책을 읽을 수 있었던 이유는 그 책이 공룡 책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오늘 갑자기 좋아하지도, 흥미가 가지도 않는 분야의 책을 읽어야 합니다. 그렇게 즐거웠던 독서가 갑자기 숙제로 돌변합니다.

 

8. 첫째는 자기가 그토록 신나게 탐험했던 공룡이라는 관심사가 보잘것 없다는 생각입니다. 즐거워서 했던 놀이일 뿐 나의 성장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쓸데없는 일이라고 여기게 되죠.

 

9. 독서 편식을 한다는 것은 열광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좋아하는 게 없는 것이 문제지 뭔가를 열렬히 좋아하는 것이 문제가 아닙니다. 오히려 기뻐해야 할 일입니다. 부모님은 그저 아이에게 열렬한 응원을 보내주면 됩니다.

 

10. '왜 하필 이 문장을 첫 문장으로 시작했을까?'하는 식으로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소설의 첫 문장은 첫인상을 결정합니다. 그래서 작가들이 엄청 공을 들이죠. 자신에게 던진 이 질문에 아이는 어떤식으로든 답을 내릴 수 있습니다. '빵집을 둘러싼 이야기라는 걸 처음부터 제시하기 위해서다', '설탕의 달콤한 냄새로 독자를 매혹하기 위해서다' 정도만 추측해도 훌륭합니다.

물어보기

 

톰 소여의 모험이라는 손바닥만한 책을 읽었어야 했다. 지금 생각하면 글씨도 꽤나 크고, 그리 두껍지도 않았는데, 그 때는 참 지겹게 느껴진 청록색 책등의 책이었다. 나는 그 책을 읽고 싶지 않았고, 재미도 없어 다 읽은 척 거짓말을 했었다. 할머니는 아빠(또는 엄마였겠지)에게 이른다고 전화를 하는 시늉을 했는데,나는 그게 진짜인 줄 깜빡 속아 그제야 열심히 책을 읽었다. 

여기 나오는 여러 에피소드들이 참 내 과거를 생각하게 했다.

책이 즐겁고, 재밌었으나, 내게 어려운 책을 읽었다는 것을 자랑하고파, 구경만 한 책도 읽었다고 한 기억.

학교에서 가져온 회색 재생지 가정통신문의 뒷면에 <다 읽은 책>이라고 적고 나만의 도서대여증을 만들어 책장 옆에 붙여 두던 것, why? 라는 책시리즈에서 성에 관련된 것을 가장 먼저 집어 읽었을 때, 엄마가 '그래 너 그거 제일 먼저 읽을 줄 알았어'라고 하던 약간 민망했던 기억. 속독해서 머리에 남는 것은 없었으나, 그 습관을 고치지 못하고 여전히 속독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 순간. 

필사를 시작했으나, 팔만 아프네 하고 관두고, 정독을 위해 소리 내어 읽었으나 채 한권을 끝마치지 못했던 기억도 난다. 

뭐 이 책이 하고자 한 이야기는 이게 아니었어도, 나에게는 다른 방향을 떠오르게 해주어서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