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행복하고 싶어
1. 그리고 등산을 하다 보면 가끔 지치는 순간이 오곤 한다. 더 심할 때는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온다. 그럴때면 항상 뒤를 돌아보았다. 뒤를 돌아보면 내가 걸어온 아름다운 풍광들이 나를 반겨주었다. 마치 네가 걸어온 이 길이 결코 의미 없지 않다고 애기해주는 것처럼, 아니 더 나아가 아름다운 인생길을 걸었다고 말해주는 것 같아서 힘이 다시 불끈 났다.
한라산에 등반했을때, 경치를 구경할 틈이 없고 바닥만 보고 올라갔는데, 이게 의미가 있나 그냥 한라산 백록담 보고 간다 이거 하나가 끝인건 아닐까 싶은 생각이들었는데, 사실 그랬네. 난 중간중간 뒤돌아 보아 구름이 내 발밑에 있던 것, 오빠랑 같이 먹던 한라봉과 라면이 좋았다. 그래서 그 고통을 잊고 또 갈 궁리를 하고 있는 거겠지ㅋㅋㅋ
2. 세계 여행을 다니며 깨달은 것 중 하나는 내가 사막을 유달리 좋아한다는 것이다. 사막이 없는 한국에서 살았기 때문일까. 사막은 그 자체로 내게 비현실적인 낯선 느낌을 준다.
3.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뒷모습만 보고도 같은 동족임을 느낄 수 있는 타고난 능력이 있다. 물론 나도 그렇다. 나는 그의 뒷모습만 보고도 이 사람이 한국 사람임을 직감햇다. 다가가서 조심스레 말을 건넸다.
"혹시 한국인이세요?"
"아, 네네. (중략)"
ㅋㅋㅋ너무 웃겨, 나는 일본에 혼자 여행갔을때, 지하철 노선도 보고 어떻게 가야하나 보고 있는데, 일본인 역무원이 "오노 여그루 가세요?"해서 나 한국인인거 그렇게 티나나 했고.
항무이에 다 올라가서 경치를 구경할땐 어느 아주머니가 "한국인이시죠?ㅋㅋㅋ"하셔서 네ㅋㅋㅋ했던 기억. 모로봐도 한국인처럼 생겼다는게 웃기네
여행에세이는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유투브도 그다지 좋아하진 않는다. 뭔가 자랑으로 똘똘 뭉쳐있어 질투가 나거나, 어휴, 나는 저렇게 빠듯하게 가고 싶진 않은데. 하는 생각에 기피하는 편이다. 그런데, 이번 밀리의 도서 2020 추천 에세이 분야 1등이길래 한번 읽어보았다.
그리고 사람들이 왜 여행에세이로 대리만족을 했는지, 어느정도 납득도 갔다.
한국에 살면서 잘 보기 어려운 자연을 보는 것이 내 여행의 가장 큰 포인트이다. 쇼핑이나 먹는 것에는 큰 감흥이 없는 편이라 여행에 가서도 뭘 거의 사오지 않지만, 새로운 자연을 보고 오면 그 감흥이 오래간다. 한 겨울에 간 홋카이도에서는 세상에서 제일 예쁜 눈 덩어리를 보았다. 집 높이만큼 쌓인 눈과 차 위에 차 높이만큼 쌓인 눈이 추우면서도 너무 즐거웠다. 호주에서는 너무 넓은 초원과 사막이. 사이판에서는 빽빽히 차있는 별과 투명한 바다, 그리고 내 허리로 헤엄치는 투명한 물고기들. 뭐 다른 곳 하나하나 쓰기엔 너무 지겨우니 여기까지.
지금은 코로나라는 역병이 전세계에 만연해서 지금은 어디를 나갈 수가 없었다. 심지어 집앞에 있는 식당도 부담스러워진 요즘이다. 나갈 수 없던 만큼 돈이 통장에 남아있나 하면은, 역병으로 돈도 꾸준히 벌기가 어려웠다. 여행이 많이 그립진 않은데, 그 행복과 추억은 조금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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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0 - [책] - 안다르 디테일을 입다
안다르 디테일을 입다
1. 돈 욕심은 워낙에 없는 성격이지만 그래도 사람이다 보니 이른바 '현타'가 올 때도 있었는데, 그건 컴플레인을 받을 때도 갑질을 당할 때도 아니었다. 내 또래의 고객이 1,000만원씩 이용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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