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의 힙

내 출발은 언제나 이르다.
여유있게 30분 못해도 10분 전에는 약속장소에 도착하는 걸 좋아한다.
간만의 만남 설레는 마음에 준비는 빠르게 끝나고, 그 설렘을 더 오래 보면 좋으니까.
문제는 상대는 정시에, 또는 더 늦게 온다는 것.
30분 누군가를 기다리는 일에는 익숙하다.
나만큼 또는 나보다 일찍 오는 사람을 아직까지 1명정도밖에 못본듯하다.


뭘 파는 중이었을까? 이게 잇샐러드에 있는 줄도 몰랐네
여기저기 꼭 세세하게 보고 오는 것을 좋아하면서도,
좋아한다고 말하기가 무색하게 놓치는 부분이 생긴다.
참, 샐러드는 맛있었다.
난 야채와 견과류의 식감을 좋아해서 김밥도 아주 야채가 잔뜩 들어간 것을 좋아하는데
푸릇한 색감에 그렇지 못한 (자극적인) 시즈닝이라 식감과 맛이 좋았다.

종일 부슬비가 왔는데 난 우산을 사기가 싫었다.
편의점에서 아무렇게나 사는 투명한 비닐 우산은 싫거든.작은 걸 사도 예쁜 걸 사용하고 싶데 투명 비닐 우산은 후지고, 약하다.몇번 쓰면 금방 녹이 쓸고, 우산의 꼭지는 다 제자리를 잃고 펄럭펄럭하게 될거 저게 내 우산인지, 내 우산이 저거인지 헷갈릴 우산을 사고 싶지가 않다. 그리고 분명 나는 그 우산을 몇번 이내에 잃어버릴 거다. 잃어버리지 않으면 예쁘지 않아 남주거나 버리겠지.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아 내 손을 떠난 우산이 아주 아주 많다.그래서 우산은 잃어버리지 않으려, 또는 내 우산인 것을 분명히 확인하려 예쁜 우산을 챙긴다.근데 비 안온다길래 안챙겼는데 종일 비옴.그래서 택시탐.사치 데이.그래도 좋아, 이런 거리 택시타고 다니는 기분. 카페에 도른 젊은이가 된 기분.
+아, 어느 날부터 쓰레기에 대한 생각에 동네에서 카페를 갈때는 꼭 텀블러를 챙기는데아직 힙한 카페 직원에게 또는 친구들에게 내 대왕 텀블러를 소개시켜줄 자신이 없어 실천을 못했다.


다빈이는 왕 트랜드 그 자체다.
스스로 그런 사람임을 즐기는 사람.
그래서 나는 이럴때 꼽사리로 다빈이의 트렌디를 빨아먹는다 후후
새로운 장소, 새로운 시각, 새로운 취미를 많이 알려주는 아이.
안정적이고, 익숙하고, 정적인 것을 즐기는 내게 창의적인 자극제라 만남이 즐겁다.
이번엔 날 어딜 데려다 줄까?
이번엔 무슨 유행을 알려주려나?
난 할머니돼도 너랑 친구할래, 나 힙한 할머니 만들어줘.
그리고 내 친구들 중에는 내가 젤 힙해서 나 맨날 얘한테 배워서 엄청 아는척함..........ㅎ




마침 HEM 인센스 스틱이 거의 떨어져 가서 여기서 충동구매하려고 했다.
근데 HEM에서 40개? 짜리 사도 2만원이 안됐는데
50개에 5만원
난 빠르게 합리적인 소비자가 되어버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우드라는 과연 나같은 프랜차이즈 카페쟁이가 발을 들일 수 있을까 하는 어마어마한 멋쟁이 카페였다
헌데도 공간이나 층고가 넓고 환해, 심지어 창밖에도 차, 사람, 차, 사람, 차, 사람, 차, 사람 아니고 눈이 편안한 배경인 것이 아주 마음에 쏙 들었다.
여기는 내가 꼭 다시 온다
칭구들한테 자랑해야지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지금은 새벽 2시를 향해가고 있는 토요일밤, 집중이 잘되는 것은 아니지만, 늦잠잘 수 있는 주말이 있는 날이니까 버티기를 하고 있다.
그래서 일기도 횡설수설 버티기식.



왜케 비슷하게 입었는지 오늘은 좀 소름돋긴 했지만,
사실 나는 이런 차림새 신경쓰는 편이다.
만나는 사람마다 그 분위기에 맞춰서 입고 간다.
옷이 엄청 많은 것도 아니고, 패셔니스타도 아니지만,
츄리닝만 입는 친구를 만나면 나도 조거팬츠에 맨투맨을 입고,
원피스만 입는 친구를 만나면 원피스에 멋을 부리고
어른들을 만나는 자리면, 그 어른들이 평소 입는 스타일을 생각하고, 그와 비슷한 무드로 낄 수 있는 옷을 고른다
그냥 나만 아는 나의 신경씀 포인트
오늘도 다빈쓰와 시연쓰의 중간을 고려하며 고른 나의 룩이었음
룩이랄것도 없어 그냥 입었지 뭐


카페 바로 뒤에 있던 옷가게였는데,
전날이 월급날이었기에 눈을 사로잡는 것에 돈을 쓸 마음이 충분했음에도
내 눈길을 사로잡는 샵이 아니었다

뚝썸쪽으로 넘어와 가고싶었던 서울앵무새? 카페 앵무새?
찾아보기 귀찮음 무슨 시나몬롤과 접시에 그림그리는 카페였다.
금손 다빈이와 시여니가 그림 그려주면 따라쟁이 하면서 즐기고 싶었는데 줄이 미쳤다
난 카페 웨이팅할래?를 물어볼 가치도 없는 이런 카페가 생긴줄도 모르는 인간형이기 때문에
바로 포기하고 다른 카페를 찾아나섰다.
비가 꽤 왔지만, 우산을 쓰지 않고 혹은 우산없이 걷는 사람들이 많아처량해보이지 않음에 안도함..근데 애들이 추울까바, 발아플까봐 무지 신경쓰였음나야 뭐 따뜻하게 입었고, 운동화신었고, 걷는거 좋아하지만


길가면서 속으로 '여기 의자 되게 특이하네 근데 불편하고, 거리에서 먹다니 그렇게 위생적이지 않을 것같아...'생각했던 의자에서 얘네는 뉴욕을 느낀다;;
미니 수국이다 귀엽넹~ 하고 말하면 그곳이 바로 포토존이 되어벌임
정말 세걸음에 하나가 포토존이 되는 얘네가 신기하면서도 재밌다ㅋㅋㅋㅋㅋ
내 사진은 언제 그렇게 많이 찍었는지, 자연스러운 사진을 찍는 비결이 이것이라는 것도 새삼스레 또 배웁니다
(좋다는 뜻, 즐기고 있다는 뜻.. 그치만 아직 부끄럽다는 뜻..)




돌고 돌아 도착한 컴오프 comoff 나 아까 이거 코뫂이라고 읽었는데 아무도 못들은듯 다행
인스타카페는 책상이 다 무릎높이에 의자도 거지같아서 좀이 쑤시는데 여기 의자는 편했고,
바닥도 카페트라 막 빨리 일어나고 싶은, 내 다리가 의자를 툭툭 건드려서 신경쓰이는 것이 없었다
여기서는 가방과 핸드폰의 주인을 찾아주었다.
나는 맨날 잃어버리는 사람이라, 주인을 찾아줄 기회가 왔을때 약간 떨린다
이걸 어떻게 해야 주인이 잘 찾을 수 있을까 고민된다.
그래도 빠른 판단력을 가진 다빈이가 있어 버퍼링이 짧았다


나 이제 새벽 2시 넘으니까 죽겠음 횡설수설 대충 마무리하고, 자러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