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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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by imakemylifebeutiful 2021.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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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남자들은 언제나 같은 유형이었다. 부드럽게 말하는 학자 스타일. 시간을 내달라고 조르는 경우가 거의 없고 어머니가 제시하는 조건을 모드 받아들이는 남자들. 이후 어머니가 "완벽하게 착한"이라거나 "악의는 없지만 약간 지루한" 타입이라고 묘사하던 남자들.

 

2. 나는 마흔 여섯의 나이에 대마초를 피우는 습관이 들어버릴 가능성에 대해 생각한다. 이것은 희극적이며, 굉장히, 정말 굉장히 슬프게 느껴지는 일이다.

 

3. 그의 얼굴은 상기돼 있었고, 나와 함께 있는데도 취할 만큼 나를 믿는구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4. 그리고 우리의 우정을 다음 단계로 가져가는 것에 대한 그의 양면적인 감정은, 그로 인해 훗날 내가 자신에게 분개할지도 모른다는 깊은 두려움에서 비롯되었던 것이 분명하다.

 

5. 나는 이순간 내가 그녀에게 손을 뻗어 그녀를 만질 수도 있음을, 그녀의 손을 꽉 잡을 수도 있음을, 그러면 그녀 역시 내 손을 꽉잡아 줄 것임을 느낀다. 우리는 길가에 차를 세울 수도 있을 것이고 그러면 그녀는 내게 키스를 할 것이다. 나는 이 모든 것을 느끼지만, 왠지 그래선 안 될 것만 같고, 나는 다만 그 모든 것이 술 때문임을, 린에게 찾아든 갑작스러운 외로움 때문임을, 혼자 빈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그녀의 두려움 때문임을 안다.

 

6. 누나의 논리를 항상 이해하는 척해줄 수는 없었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누나의 기분을, 그 변덕스러우 ㄴ기질을, 누나의 갑작스러고 예측 불가능한 분노를 이해하게는 됐다. 그것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세월이 지나면서 천천히 누나의 마음속에서 자라난 것이었다. 가꾸기 힘든 씨앗, 우리 가족의 상담치료사는 그걸 그렇게 불렀다.

 

엄청나게 흥미로운 소설이라고 해서, 달러구트 꿈의 백화점처럼 가벼운 소설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보다는 무거웠다.

이는 전부 사랑이야기인데, 사랑의 단면이 일차원적이지 않아 다소 쉽지 않았다.

예술하는 아빠와 안정적인 사랑을 꿈꾸는 엄마의 연애사, 그 안에도 남아있던 아빠와 엄마의 사랑의 격차에 대한 이야기가 서로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자식의 관점으로 풀어져있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다.

우리 엄마가 레즈비언이라는 것을 발견한 내가 단순 싫다, 혐오의 내용보다 받아들이거나 지켜보는 이야기라는 점이 먹먹한 소설.

 

문학동네 출판사 책

2021.03.29 - [책] - 심연으로부터

 

심연으로부터

1. 세상 사람들의 은밀하거나 노골적인 적대감과 끊임없는 치욕을 견뎌야만 했다. 그는 로비에게 보낸 편지(1847년 4월 1일자)에서 예고한 대로, 자유를 되찾은 것이 아니라 '세상이라는 또다른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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