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몽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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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몽타주

by imakemylifebeutiful 2021.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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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것은 사방의 수평선이 매몰되어 공처럼 둥글어진 바다의 모습으로 마음 안에 떠 있다.

 

2. 다가올 모든 순간은 새롭고, 새로운 것은 반드시 낡아진다.

낡아진다는 것은 최초의 빛나는 순간을 대하는 나의 낯설음이 서서히 익숙함이 되어가는 과정이다. 어떤 대상이 내 심리적 안정권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부터 시작도니다. 모든 것은 낡아지고 낡아지는 모든 것은 맹점에 속해서 우리가 쉽게 알아챌 수 없게 만든다. 어느덧, 그리고 별안간, 익숙한 것이 되어있다.

 

3. 내가 나이기 때문에

나는 가진 것도 별로 없고 못난 점도 많지만 내가 나이기 때문에 가질 수 있는 특별함이 분명히 있을 거라고 되뇌곤 한다. 내가 나이기 때문에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들이 있고, 그 사랑이, 일종의 세속적 비교우위에 속하는 특별함을 많이 가진 다수의 사람들 속에서, 내가 나를 특별한 존재라고 느낄 수 있게 하는 굳은 믿음이 되어 주는 덕분이다.

나보다 멋지고 대단해 보이는 사람은 세상에 수두룩하다. 불필요한 시기심에 자존심이 떨어질 때도 있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면, 그 모든것은 내가 나이기 때문에 받을 수 있는 사랑의 고유한 특별함에 결코 비할 수 없다.

 

4. 잠든

너의 얼굴 위로 새근거리는 구름이 맴돈다. 목 언저리에서 나는 한 줌의 숨결을 가로챈다. 물에서 뭍으로 나온 듯 내 숨은 길게 늘어진다. 

닫힌 너의 눈꺼풀 너머를 상상한다. 현악기처럼 가지런한 너의 속눈썹을 더듬어 선율을 그린다. 나의 코끝을 너의 코끝에 스친다. 너의 오목한 인중에서 그네를 타는 여자아이를 떠올린다. 

마지막으로 너의 입술에 새겨진 주름을 헤아리는 사이 너의 눈이 열린다. 나를 향해 초점을 맞추는 몽롱한 눈빛에서 나는 사랑을 마주한다. 이 순간을 통째로 사로잡아 내 손목에 질끈 묶어두고 싶었다.

 

사랑에 대한 많은 수필이다.

뭐 심히 와닿지도, 심히 공감되는 것도 아니었지만

그래도 가벼이 읽기에는 추천할만한 책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 중 하나는 먼저 일어나서 오빠의 자는 얼굴을 구경하는 건데

어딘가 약간 심술맞아 보이는 작은 입술이 뾰루퉁한 것이 귀엽다

이런 순간을 상기하게 한 것이 글이 참 설레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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