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계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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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계장 이야기

by imakemylifebeutiful 2020.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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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상구는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스스로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었다


2. 그들은 걸핏하면 나한테 "세상 물정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러나 산재를 이은 직원을 치료해 주는 것은 그들이 알아야 하는 세상 물정이었다. 그들은 세상물정이라는 말로 당연하지 않은 것을 당연하게 만들어 버렸다

3. 벌이가 없는 가운데 빚이란 무서운 것이다. 나는 치열하게 살다 보면 병도 나를 이해해 줄 것이라 믿기로 했다

4. 화장실에서 거울을 봤더니 내 눈에 우울함이 잔뜩 서려 있었다. 한참 동안 나를 바라봤다. 지금쯤 그들은 내게 했던 일들을 모두 잊었을 텐데 나 혼자 잊지 못하고 눈물을 쏟고 있었다.

5. 이 도시의 새벽을 깨우는 경비원 할아버지들, 미화원 할머니들이다. 매일 마주치니가 서로 얼굴을 안다. 그래도 인사를 건네지는 않는다. 내면 깊숙이 할 말은 많아도 입을 여는 사람은 없다. 고단함은 나눌 수 없는 것이다. 침묵이 곧 위로이고 말없는 응원이다.

6. 빌딩에서는 본부장 사모님을 몰라본 죄로 잘렸고, 아파트에서는 자취회장의 심기를 거슬려 잘렸다. 잘린 사람은 나 하나가 아니었다.

7. 젊은이가 못 견디는 일을 노인들은 견뎌 내기 때문이다. 견딜만해서가 아니다. 견디는 것 말고는 다른 선택지가 없기 때문이다.

임계장 이야기의 마지막 문장은 그렇게 끝난다. 이 글은 이 땅의 늙은 어머니, 아버지들 수많은 임계장들의 이갸리르 나의 노동일지로 대신 전해 보고자 쓴 것이니 책을 읽고 몰랐던 것을 알게 되더라도 마음 아파하지 말기 바란다. 그러나 이 글을 읽고 답답하지 않거나, 마음 아파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을까. 처음엔 계속 읽으면서 아들은 알바를 할 줄 모르는 것일지, 와이프는 집에서 도시락 싸고 집안일 하는 일 외에 생계일을 도와줄 수는 없는건지 한심하기 그지 없었다. 근데 그렇지. 자녀가 부모의 생계비를 100% 지원할 수는 없겠지, 일부 작은 용돈은 줄 수 있을 지 몰라도.
내가 나서 싸워야 고쳐질 현실이라고 그 책음을 나에게 돌리면, 내 생계는 누가 어떻게 보장해주는가.
그럼 언제 어떻게 하는 방식이 이를 고칠 수 있는가

 

임계장 이야기
국내도서
저자 : 조정진
출판 : 후마니타스 2020.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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