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구하겠습니다!
본문 바로가기

오늘도 구하겠습니다!

by imakemylifebeutiful 2020. 12. 28.
728x90

1. 긴급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는 간다. 그런데 그 길에는 수많은 장애물이 놓여있다. 내가 높이 뛰어서 넘어갈 수 있는 장애물도 있지만, 너무 높아서 넘어갈 수 없는 장애물도 있다. 그것은 교통상황, 부럽주차, 고장 난 옥내 소화전 펌프, 소화전에 주정차된 차량 등 다양하다. 어느 국가에서는 그장애물을 손으로 밀고 넘어가는데, 대한민국은 장애물이 다칠까 봐 돌아서 가야 한다. 왜 장애물이 다칠까 봐 염려해야 하는가? 장애물이 사람의 생명보다 더 중요한 나라를 과연 선진국이라 할 수 있을까?

 

2. 심한 외상환자가 가야 하는 곳. 

가서 소생을 기대할 수 있는 곳.

뼈를 갈아서 소명 하나로 버티는 곳.

헬기가 스끄럽다고 지역 주민들로부터 탄원서를 받는 곳.

그곳이 경기 남부권역 외상센터를 비롯한 전국의 권역외상센터이다.

 

3. 어린 선생님부터 나이가 지긋한 선생님까지 마지못해 훈련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 소방훈련 종료 후 재차 훈련을 진행시켰다. 나이 지긋한 선생님은 혼잣말처럼, 하지만 우리에게 들릴 정도로 중얼거렸다."불도 잘 안 나는데..."'불도 잘 안나는데, 뭘 이렇게 깐깐하게 해야 하는가?'가 생략되어 있는 것 같았다.올해 우리 센터 100여 군데 훈련 대상 중에 10% 정도의 관게인들은 이렇듯 비협조적이다. 훈련을 등한시하면 섭섭함과 동시에 안타까운 감정이 든다.

 

4. 40대로 보이는 남자 주민이 스마트폰으로 이동 중인 환자를 촬영하고 있었고, 그것을 본 보호자가 분노를 참지 못하고 소리 지른 것이다. 그는 죄송하다고 말하고 영상을 바로 지우겠다고 했다. 환자를 구급차에 태우는 사이에 남편은 화를 참지 못하고 그에게로 가서 휴대폰을 낚아채서 지운 것을 확인했다.법적으로 따지자면 그 주민은 성폭력 처벌법 제 14조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카메라 등을 이용해서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몰래 촬영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5. 드레스 룸은 밀폐되어 있었다. 환자가 말하기를 먼지제거용 스프레이를 사용하여 옷의 먼지를 제거하던 중 갑자기 펑 하는 소리와 함께 폭발이 일어났고, 천장이 무너져 내렸다고 한다. 스프레이를 사용할 당시 양초를 켜 놓았다고 말했다.

 

6. 책이 나오기까지 많은 분들에게 도움을 받았다.(중략)너무 좋은 이야기만 쓰지 말라고 하신 센터장님께,

 

양초를 키고 먼지 스프레이를 뿌릴 때 나도 그 때 불이 터질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을 것 같다. 냄새를 제거하려고 양초를 켜두었고, 마침 모기가 보여서 모기에게 에프킬라를 뿌렸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사소한 순간에 사고가 발생한다는 것을 다시한번 되새기게 되었다. 

다만, 내가 겪었던 구조대원들은 그렇게 사명감이 깊던데, 그렇게 긴급 환자에게 적극적이지 않던데. 조금은 귀찮아하고, 조금은 일적이던데.싶은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영웅으로 칭송받아 마땅한 분들이 많겠지만, 그 명예로움을 얻으려면, 단순 직업을 행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년 목수  (0) 2020.12.30
빌리 밀리건  (2) 2020.12.29
회색인간  (0) 2020.12.25
그 쇳물 쓰지 마라  (0) 2020.12.24
아몬드  (0) 2020.12.23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