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책 대출 성향도 관련 분야가 조금씩 넓어지며 변천한다고 한다. 아버지는 '인간은 이렇게 하여 조예가 깊어진다. 인간이 형성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듯한 기분이다'라고 적었다.
2. "나와 너는 한 핏줄이 아니야. 남남이지. 하지만 나와 네 어머니도 남이면서 가족이야. 아버지와 어머니는 결혼해서 가족이 됐어. 그리고 이 산에서 널 맞이했지. 우리 세 사람은 평등하게 남남이야."
3. 당신은 인간을 바이러스라 정의했어. 그렇다면 왜 당신만 백신일까. 당신 자신도 바이러스 아닐까. 살인자 중에 성자는 없어. '살인 철학' 운운하려면 그 사상이 뭔지 분명하게 설명해주길 바라.
4. 아버지는 말을 이었습니다. '너 같은 건 필요 없었어. 넌 실패작이야. 그날 밤 내 인생에서 유일하고도 가장 큰 실수를 하고 말았어. 그저 한 번 하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대가를 아주 톡톡히 치렀다니까.'
잇폰기 씨, 생명이란 뭘까요. 육체를 가진다는 건 무슨 뜻일까요. 사람은 왜 태어나는 걸까요. 인간은 성욕이라는 육체적인 본능의 결과물에 지나지 않는 걸까요. 생명을 이어나가는 원천이 그런 천박한 원리로 이루어져 있을 줄이야. 단지 한 번 하고 싶었던 탓에 태어난 나. 저는 마음속으로 소리쳤습니다.
'그럼 떼어버리지 그랬어.'
어머니가 임신했다고 아버지에게 고백했을 때는 이미 몇 개월이 지난 후였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마침 그때는 낙태할 돈이 없었다고 나중에 들었습니다. 제가 존재하는 이유에 구역질이 날 것만 같더군요.
5. 이래저래 고민한 끝에 저는 결론에 다다랐습니다. 목표물로 삼아야 할 것은 내 아버지처럼 가정을 포기하고 자식을 불행하게 만든 인간들이라고. 제일 중요한 것을 소홀히 한 자들이라고. 누구에게도 심판받지 않는 그자들을 제재해야 한다고. 이 세상에 불행을 낳는 죄인에게 벌을 내려 본때를 보여주는 것이 응당한 조치라 여겨졌습니다.
자식을 버린 부모.
그런 자들이라면 주저할 것 없죠. 제 가슴속에서 '올바른 살인'의 이유가 성립했습니다.
주인공은 <다이요신문>의 기자 잇폰기.
5/26에 요코하마시청 총무국 총무과장, 무라타마사요시
6/18에 회사원, 혼고 마사키
7/18에 운송회사 직원, 고바야시 요지로 가 사망했다는 기사가 게시된다.
메이호 대학 교수인 게가사와 다쓰야에게 사생아가 있다, 불륜이 났다, 그로인해 NHK 경영위원직에서 파면됐다는 기사와 함께.
신문사에는 마유즈미 데스크.
게가사와의 기사를 계속해서 기재하는 것에
찬성파인 구보하라 편집국장, 무라오카 편집부장
하세데라 사회부,
아베 학예부장이 있고,
반대파인 사코타 정치부장,
에지리 국제부장,
구와하라 과학부장이 포함된다.
주인공 잇폰기는 과거 시라이시 고토미라는 어린이집 선생님과 결혼을 꿈꾸었으나,
아버지 시라이시 겐지로의 뇌물 혐의로 부녀 모두 자살하며, 결혼도 실패한다.
고토미는 아이를 임신하고 있었는데, 그 아이는 에베라 요이치로로 후에 에바라가 잇폰기의 아들이라고 밝힌다.
주인공이 여럿인데다가 익숙하지 않은 외국어 이름이라 적어가며 읽어야 했다.
책을 읽을때 늘 여러 등장인물들로 인해 혼란스러워 책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채로, 페이지를 끝마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때마다 메모의 중요성을 실감했는데, 책을 마음 잡고, 각 잡고 읽기보다 원할 때 읽는 경우가 많아서 전용 노트를 준비하기가 어렵다. 메모장이 없어서 책을 못읽는 답답한 경우의 수는 미리 제거해두고 싶다.
유치한 추리소설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죽이는 것과 그에 대한 묘사만 절절한게 아니고, 기사들이 어떻게 사건을 진행하는지 너무 생생하게 묘사된 점이 좋았다. 백신의 당당한 대응과 범죄 사실이 조금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그래도 뭐 그정도는 소설이니까. 백신이 명명하는 정당한 살인에 대한 근거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어 의미있는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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