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왜 나는 같은 악몽을 꿀까를 궁금해하다가 왜 나는 이 악몽을 쓰려고 할까를 궁금해했다. 이 악몽 속에 평생 갇혀 살까봐 무서웠다. 소설을 완성하고 한 가지를 알게 됐다, 그토록 끈질기게 나를 따라다녔던 악몽은 '왜'냐고 묻길 바라지 않았다는 사실. 내가 악몽에 시달려온 것이 아니라 악몽이 나의 질문에 시달려왔다는 사실. 오랜 내 다그침으로부터 내 악몽을 풀어줄 때가 되었다. 나는 나의 악몽에 최선을 다했으니까.
2. 침대 옆에 놓은 스노볼을 나는 만지작거렸다. 스노볼을 흔들면 눈은 피어올랐다 천천히 가라앉았다. 스노볼 안 세상은 언제나 겨울이었지만 언제나 따스해 보였다. 소영의 집에 갈 때마다 나는 형광등을 꺼놓자고 했다. 캄캄한 것이 좋다고 소영에게는 말했지만,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소영의 스노볼이 보고 싶어서였다.
3. 언덕 꼭대기부터는 계단을 올랐다. 숫자를 세었다. 어렸을 때부터 세어보았지만, 게단의 수는 셀 때마다 달랐다. 게단이 너무 많아서 기어이 한순간이라도 다른 생각을 했다. 숫자를 잊어버리고 다시 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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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2 - [책] -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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